‘삼탕’ 수능오류 개선안… 수험생만 골탕

입력 2017-03-28 17:35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오류를 반복한 출제 당국이 또다시 오류방지 대책을 내놨다. 박근혜정부 들어 재발 방지 약속만 세 번, 공식적으로 발표한 방지 대책만 두 번째다. 어처구니없는 오류를 범하고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수험생만 골탕을 먹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11월 16일 치러지는 ‘2018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28일 발표했다. 동시에 지난해 수능 한국사와 물리Ⅱ에서 오류가 있는 문제를 출제한 것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이번 방지 대책은 수능 검토위원장 직속으로 검토지원단을 구성하는 게 골자다. 교수 8명으로 구성된 검토지원단은 검토위가 미처 살펴보지 못한 오류를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평가원 관계자는 “그간 출제 오류를 분석해 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넘긴 사안에서 오류가 집중됐다”며 “검토지원단은 출제위원이나 검토위원이 무심코 넘기는 사안을 검토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출제 오류를 잡아내기 위해 만든 검토위가 제 역할을 못한 점은 놔두고, 또 하나의 재검토 기구를 만든다는 방안이다.

수능 문제에 오류가 있으면 관례적으로 평가원장이 사퇴했지만, 지난 수능에는 두 문항이 오류였는데도 국정농단 파문과 국정 역사 교과서 논란 등에 묻혀 흐지부지 넘어갔다.

1994년 수능 도입 후 문항 오류는 모두 8개였다. 이 중 5개가 박근혜정부 기간 발생했다. 출제 오류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대책을 내놨지만 오류는 반복됐다. 2014학년도 세계지리, 2015학년도 영어·생명과학Ⅱ 오류 때도 검토 기능 강화를 골자로 대책을 내놨다. 지난해 한국사, 물리Ⅱ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하자 다시 빈틈을 메우는 땜질을 하겠다는 셈이다.

올 수능의 특징은 영어 절대평가 전환이다. 100∼90점 1등급, 89∼80점 2등급 등 모두 9개 등급으로 평가한다. 사교육 열기를 줄이고 영어 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명분으로 전환했다. 관건은 난이도다. 평가원은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로 점수 체제만 바뀌고 출제 체제는 그대로 유지된다”며 예년 수준으로 출제할 방침을 밝혔다. 오는 6월 1일 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모의평가에서 난이도가 처음 공개된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절대평가로 전환됐어도 영어가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단해선 안 된다. 오히려 EBS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낯선 지문이 많아져 체감 난이도는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