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바쁜 현대·기아차 내우외환

입력 2017-03-29 00:02

기아차가 해외 주요 시장인 중국과 멕시코 등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현대차는 국내외 공장 가동을 잇달아 중단해 안팎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자동차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약 일주일 일정으로 중국 창저우 베이징현대 4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상태라고 28일 밝혔다.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가동한 이 공장은 중국 내 현대차 연간 생산능력 240만대 중 20만대를 차지한다.

중국 4공장 가동 중단은 생산 라인을 점검해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중국에서 춘제·국경절 등 연휴 동안 공장 가동을 멈추고 설비 개선 작업을 진행한 적은 있어도 비연휴 기간에 공장을 멈춘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중국 내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자 속도 조절을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사드 배치 등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한 전략적 재고 소진으로 해석된다”며 “업황 부진 영향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투자업계는 중국 4공장 가동 중단의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4공장 1주일치 생산량은 3000∼4000대 수준이다. 베이징현대가 월평균 생산하는 9만5000대의 3∼4% 정도다.

문제는 중국 내 불확실한 시장 상황이 이번 달에 그치지 않고 다음 달 이후로까지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상황이 장기화할수록 현대차가 받는 타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울산 1공장이 두 달가량 가동을 멈췄다가 지난달 말 정상화했다.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현대차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프로젝트명 OS) 생산을 위해 노후설비 교체 등 현대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당장 1분기에는 현대차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는 올해 1∼2월 국내외 누적 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502대) 늘어나는 데 그쳤다. 동시에 기아차 판매가 2.3%(1만211대) 줄면서 현대·기아차 전체로는 약 0.1% 감소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은 최근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0.9%, 15.2%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일러스트=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