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中 송유관 가동 임박… 中, 에너지 대체로 확보 ‘숨통’

입력 2017-03-28 18:17

미얀마 서해안 항구와 중국 서남부 윈난성을 연결하는 송유관이 개통 2년여 만에 정식 가동이 임박했다.

중국 언론들은 28일 로이터통신을 인용, “틴 쩌 미얀마 대통령의 다음달 방중을 앞두고 미얀마 파우퓨항과 중국 쿤밍을 연결하는 770㎞ 송유관 프로젝트가 가동 준비를 마쳤다”면서 “미얀마의 관세와 세금 문제는 합의됐고 최종적으로 항구 사용료 협상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미얀마와 중국을 잇는 송유관은 2015년 1월 완공돼 개통됐지만 정식 가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은 미얀마 군부정권 시절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1년 미얀마가 군부 통치를 마감하고 민주화를 이룬 후 서방과 관계 개선을 본격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을 폈다. 송유관 사업을 비롯해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구리광산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줄줄이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지난해 초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의 적극적인 구애와 미얀마의 경제적 필요성에 따라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얀마 송유관 루트가 가동되면 인도양∼말라카해협∼남중국해∼중국을 잇는 기존 중동산 원유 공급 노선에 비해 30%가량 수송 기간이 단축된다. 중국의 연간 원유 수입량의 약 8%인 2200만t이 미얀마 송유관을 거치게 될 전망이다.

미얀마 송유관은 경제적 이득 외에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중국이 중동산 원유 수입 중 80%를 의존하는 말라카해협 노선은 미국 해군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유사시 원유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것도 에너지 안보와 밀접한 영향이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