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권순관(35·보컬 및 건반)과 정욱재(33·기타)로 구성된 듀오 ‘노리플라이(No Reply)’. 이 팀을 수식하는 가장 흔한 문구는 이런 것이다. ‘1990년대 웰메이드 음악의 계보를 잇는 감성 듀오.’ 실제로 이들의 음악을 듣노라면 유희열 김동률 윤종신 등 90년대 큰 인기를 얻은 뮤지션의 앨범을 떠올리게 된다. 이들을 90년대 가요계의 적자(嫡子)라 표현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듯하다.
노리플라이가 29일 발표한 정규 3집 ‘뷰티풀(Beautiful)’ 역시 마찬가지다. 90년대 우리네 가요가 그랬듯 진한 감성이 묻어나는 멜로디와 노랫말이 명불허전인 앨범이다. 음반 발표 전날인 28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과거보다 나은 음반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정말 치열하게 음악을 만들었어요. 30대가 돼서 처음 내놓는 정규 음반인 만큼 좀 더 완숙한 모습을 선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죠. 예전보다 넓어지고 깊어졌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권순관)
“프로페셔널한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앨범에 수록된 노래 한두 곡만 주목받는 게 아니라, 음반에 담긴 모든 곡이 전부 사랑받았으면 합니다.”(정욱재)
신보는 2010년 발표한 ‘드림(Dream)’ 이후 자그마치 6년 만에 나온 정규 음반이다. 지난 6년 사이에 정욱재는 군대에 갔다 왔고, 권순관은 솔로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3집 작업에 착수한 건 2014년 가을부터. 마흔 곡 넘는 노래를 만든 뒤 13곡을 추려 앨범에 담았다.
“아름다움에 대해 노래하고 싶었어요.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들, 하루하루의 일상…. 여기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의 순간을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죠. 그래서 음반 이름도 뷰티풀(Beautiful)로 지은 것이고요. 팬들이 앨범을 들은 뒤 세상의 풍경이 달라졌다고 말해준다면 기쁠 거 같아요.”(권순관)
이들은 새 음반 발매를 기념해 다음 달 8∼9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연다. 자신들의 목소리와 22인조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지는 공연이다. 두 사람은 “음반 수록곡 하나하나에 담긴 ‘에너지’를 실감할 수 있는 콘서트가 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부담이 컸던 3집을 완성시킨 만큼 당분간 가벼운 마음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20대에 치기 어린 시선으로 포착한 ‘순간’을 음악에 담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긴 호흡으로 세상을 보고, 진솔한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요. 앞으로도 이런 태도로 가사를 쓰고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정욱재)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정규 3집 정말 치열하게 만들었어요”… 노리플라이, 6년만에 ‘뷰티풀’ 발표
입력 2017-03-29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