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독교서회(대표 서진한)가 발행하는 월간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다음 달 지령 700호(표지)를 맞는다. 기상 발행인인 서진한 목사는 4월호 권두언에서 “700호를 이어온 기본 생각은 신앙의 과제와 사회적 과제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믿음”이라며 “기상은 장래에도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 남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상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독교 잡지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700호에는 ‘기독교사상과 나’라는 제목의 특집기사가 실렸다. 박근원 한신대 명예교수, 지명관 전 일본 동경여대 교수,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 5명이 이 잡지가 걸어온 길과 자신의 경험에 대해 회고하는 글이다. 박 교수는 “기상은 한국교회와 함께 민주화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평화통일에 대한 소망을 선포했으며 신학의 주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고 적었다.
김흥수 편집주간은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상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고 홍현설 박사가 1957년 8월 창간호에서 “사상의 불안정과 빈곤에서 비롯된 사회적 혼돈과 무질서를 기독교 복음 진리로써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쓴 창간 목적을 소개한 것이다. 창간호에는 신정통주의 신학자 칼 바르트와 라인홀드 니버가 소개됐다고 한다. 세계적 신학사상의 흐름을 전하려 했던 발행 취지를 보여준 셈이다.
김 주간은 “기상은 60년대 토착화 신학 논쟁을 이끌었고 70년대는 민중신학 논의에 불을 붙였다”고도 했다. 57∼74년 기상에 게재된 논문 1894건 중 신학 관련은 74.5%를 차지할 정도였다. 이 시기 강신명 강원용 김관석 박봉랑 박형규 오재식 현영학 등이 편집위원으로 활동했다.
80년대부터는 한국교회와 함께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평화통일 논의를 주도했다. 81년부터 2000년까지 잡지의 특집 주제 229건 중 사회문제 신학 교회 평화통일을 다룬 것이 각각 23%, 21%, 17%, 17%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88년 발표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은 기상의 통일 논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김 주간은 “기상이 분단과 독재라는 시대적 아픔을 성경적으로 해석하고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에 교계 안팎에서 지지를 받아온 것 같다”고 했다. 정보당국의 압력으로 85년 정간하기도 했지만 기상 편집위원들은 “기독교사상이 바로 우리의 주체사상이 아니냐”는 농담을 나누며 발행 취지를 지키려 고심했다고 한다. 대한기독교서회는 9월 기상 창간 60주년 기념 포럼을 계획 중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복음 진리로 혼란을 해결”… ‘기독교사상’ 700호 맞아
입력 2017-03-29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