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의 살인자가 이제 예수님의 종이 됐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이 세상이 서로를 존중하며 아껴주는 마음을 가지고 사랑을 베푼다면 저 같은 죄인은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잊지 말고 전해주세요. 선생님이 나눠주신 사랑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남은 생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사랑을 베풀면서 살아야겠지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지존파 살인사건의 주인공 김현양이 교도소에서 하나님말씀을 알게 해준 교회 집사에게 남긴 편지의 한 구절이다. 1993∼94년 부유층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엽기적인 연쇄살인을 저질렀던 지존파의 조직원이었지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접하고 회개했다. 이미 그는 사형선고를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영혼은 구원받았을 듯하다.
정치가 어지럽고 사회는 무질서하다. 이런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혹시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처럼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나 교회 다녀. 나 예수님 믿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가 하늘에 속한 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설파한 책이다. 복음을 온전히 받지 못해 정처 없이 흔들리고 좌절하는 크리스천들을 위로하고 바르게 사는 법을 깨우친다. 성경 속 이야기와 경험담이 어우러져 읽기 편하다.
이쪽에 주일마다 성경책을 들고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리면서도 믿음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저쪽엔 극악무도한 죄를 짓고 사형대에 서기 전 하나님을 만난 김현양이 있다. 누가 더 당당한 그리스도인인가.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회개한 사형수와 믿음을 의심하는 기독인… 누가 더 당당한가
입력 2017-03-30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