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이 도를 넘고 있다. 반한 기류가 격화되면서 최근에는 태극기 훼손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톈진 시내의 한 대학 인근 헬스장에서는 이달 중순 태극기가 찢긴 채 벽에 내걸렸다. 톈진 시내 다른 대학가의 헬스장에도 대형 태극기가 찢긴 채 조롱당하듯 샌드백 위에 걸렸다. 선양의 한 호텔에서는 바닥에 태극기를 깔아 놓고 ‘한국인을 밟아 죽이자’라는 과격한 문구가 발견됐다. 크고 작은 반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저우, 선전의 한국인 거주 지역에서는 교민들이 수시로 불심검문까지 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수준의 나라가 대국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교민사회가 술렁이자 한인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교민이 느끼는 공포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조치를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급기야 주중 한국대사관은 재외국민 신변안전 긴급 공지를 띄웠고 태극기 훼손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적절한 대응이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존엄을 상징한다. 태극기를 훼손하고 우리 교민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는 대한민국에 대한 테러나 다름없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의 옹졸하고 유치한 처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국은 때리면 맞는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중국의 망동(妄動)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도 대국의 품격에 맞지 않는 사드 보복을 멈출 때가 됐다. 중국은 다음 달 베이징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상영도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드 배치로 비롯된 갈등은 양국 간 여행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즈화 중국 화둥사범대 교수는 “한국은 중국의 가능한 친구다. 일련의 반한 행동은 한국의 여론을 돌아서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당국이 깊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사설] 중국인들의 태극기 훼손은 대한민국에 대한 테러
입력 2017-03-28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