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빛을 보고 자라듯 주님을 향해 사는 삶

입력 2017-03-30 00:07
새싹이 나오고 있다. 식물이 자랄 때 햇빛과 물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선 말씀과 기도가 필요하다.
‘그녀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심장이 타버리는 듯한 고통을 느낄 때 비로소 우리는 사랑을 방해하는 것들이 얼마나 불필요하고….’

세간에 화제가 된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사랑을 고백할 때 인용하는 글이다. 성경에도 이에 못지않은 연서(戀書)가 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 1:8)

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빌립보 교인에게 쓴 편지다. 빌립보서는 빌립보 교인들에 대한 바울의 애정 어린 조언과 권고로 가득 차 있다. ‘예수님만으로 충분한 인생’(생명의말씀사)은 빌립보서를 통해 성숙해 가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알기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설명한다. 저자는 12개 주제에 따라 빌립보서를 강해한다.

빌립보에서 만난 루디아, 여종, 간수 이야기로 시작된다. 바울은 복음에 대한 설명, 귀신을 쫓는 영적 능력, 감옥 문을 여는 이적을 통해 이들을 각각 그리스도에게로 이끌었다. 이들은 새로운 복음공동체의 구성원이다. 바울은 그들에게 복음에 합당하게 살라고 한다. 그 삶은 “그리스도와 함께 자신에 대해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와 살아가는 새 삶”(41쪽)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겸손하게 헌신해야 한다. 그러려면 삶의 목표를 예수로 삼아야 한다. 자연적인 성품대로 내버려두면 우리는 끊임없이 나태 육욕 허영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가 우리 전부가 되길 원해야 한다. 구체적 방법도 제시돼 있다. 이런 저런 염려로 삶이 채워질 때 “도와주소서”라고 겸손히 기도하는 것이다.

탐욕스런 생각이 들 때 경건한 상상으로 그 생각을 몰아낼 수 있다. 저자는 “유혹적인 여자를 볼 때, 온갖 불명예스러운 것에 마음이 끌릴 때, 나는 팔순의 나이에 아내와 커피를 마시며 손주들의 구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상상한다”고 고백한다(183쪽).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가 늘 평안할 수 있는 비결을 알려준다. 기쁠 때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슬플 때는 그분을 신뢰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오독하는 성구도 바로잡는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 흔히 무엇이나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곤 한다. 그러나 문맥상 바울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때 만족하는 법을 배웠다. 내가 원하는 것을 전혀 얻지 못할 때에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나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다’(204쪽)고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저자 매트 챈들러 미국 빌리지교회 목사는 대학 시절 2000명 안팎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경공부 모임을 이끌 정도로 탁월한 리더이자 성경 교사였다. 이 책은 성경을 바탕으로 한 충실한 본문 해설, 아우구스티누스에서부터 로렌스에 이르기까지의 기독교 고전 인용, 현대적 이해를 돕는 자기 경험과 오늘날의 예화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빌립보서를 짚어가면서 ‘예수님만으로 충분한 인생’을 본다면 바울이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수 읽을 수 있다. 식물이 빛을 향해 자라듯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성장해가야 한다는 확신이다. 빌립보서는 4장에 불과한 짧은 성경이다. 이 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기대와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바울의 편지를 다시 읽어보자.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