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시신 北에 넘기고 억류 말레이人 9명 귀환”

입력 2017-03-28 01:08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시신이 결국 북한으로 인도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암살된 지 42일 만이다. 김정남 암살 사건에서 비롯된 북한과의 갈등이 전례를 찾기 힘든 ‘인질 외교’로 치달으면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사태를 마무리 짓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중문매체 중국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이 억류 중인 자국민 9명 전원의 자국 귀환을 조건으로 김정남 시신을 인도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에 은신 중인 2등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이지유(30) 등 북한 국적 용의자 3명의 출국도 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보에 따르면 전날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 시신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영안실에서 교외의 장례시설로 옮겼으며 화장을 거치지 않은 온전한 상태로 북측에 넘겼다. 이미 이날 밤 김정남 시신이 중국 베이징행 항공편에 실렸고, 곧 평양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하지만 현지 동방일보와 광화일보는 시신이 공항으로 갔다가 추가 방부처리 때문에 병원 영안실로 되돌아왔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로서는 자국민이 ‘인질’로 잡힌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지 수사 당국은 김정남을 직접 살해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인 여성을 구속 기소했을 뿐 사건의 진상규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북한은 시신 확보라는 최우선 목표를 달성했다. 전날 북측이 현지 경찰이 자국 대사관에 직접 들어가 용의자들을 조사하도록 허용한 것도 말레이시아의 체면을 세워주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김정남 시신의 최종 행방은 말레이시아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와야 확인될 전망이다. 현지 다른 매체인 더선데일리는 중국보와 달리 김정남 시신이 마카오에 있는 유족에게 인도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매체는 김정남 시신이 화장된 뒤 북한에 인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