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의미있는 교두보” 이재명 “상승추세 확인”

입력 2017-03-27 21:39
더불어민주당 호남지역 대의원들이 27일 민주당 대선 후보 호남권역 선출대회가 열린 광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지지 후보에게 투표하고 있다. 현장투표에는 대의원 1395명이 참가했다. 광주=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충남지사는 27일 “의미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3위에 그친 이재명 성남시장도 “상승 추세가 확인됐다”며 반격 의지를 다졌다. 안 지사는 안방인 충청에서, 이 시장은 수도권에서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안 지사는 광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경선 개표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첫 라운드가 끝났다. 준비 기간으로 보면 광주와 호남 시민들께서 충분히 저를 응원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권 텃밭인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격차가 40% 포인트 이상 난 부분은 뼈아프지만 결과에 낙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약 1400표 차이로 안 지사에게 밀린 이 시장은 “당연히 의미 있는 2등을 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좀 더 가다듬고 좀 더 열심히 애써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했다.

두 후보는 향후 충청·영남·수도권(강원·제주 포함) 순으로 진행되는 3차례 순회 경선에서 문 전 대표를 추격할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안 지사는 29일 충청 경선에서 사활을 건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안방인 충청 지역에서도 문 전 대표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문재인 대세론’을 극복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안 지사는 “충청에서 다시 만회하고 영남에서 버틴 후 가장 많은 유권자가 모여 있는 수도권에서 최종 역전의 기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전체 선거인단의 절반이 넘는 수도권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 시장은 “제 본거지인 수도권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의 선거인단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진짜 본게임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진 탓에 이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남 경선부터 다음 달 3일 수도권 경선까지 불과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날 경선에서 문 전 대표는 14만2343표(60.2%)를 얻은 반면 안 지사는 4만7215표(20.0%), 이 시장은 4만5846표(19.4%)를 얻는 데 그쳐 10만표 가까이 차이가 났다. 상징성이 큰 호남 경선에서의 패배 이후 앞으로 진행되는 경선에서 ‘될 사람을 뽑자’는 심리가 강화될 경우 문 전 대표의 독주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광주=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