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문재인을 밀다… 민주당 첫 경선서 60% 획득 압도적 1위

입력 2017-03-27 21:48 수정 2017-03-27 21:53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광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60.2% 득표율로 압도적 1위를 확정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광주=최종학 선임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격전지인 호남에서 압승했다. 4·13총선에서 문 전 대표에게 등 돌렸던 호남은 60%가 넘는 지지를 몰아주며 그를 민주당 대세 후보로 인정했다. 정권교체를 앞세운 문 전 대표는 남은 세 번의 경선에서 기세를 몰아 결선투표 없이 과반 득표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 전 대표는 27일 광주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광주·전남·전북지역 경선에서 60.2%의 압도적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전체 유효투표 23만6358표 중 14만2343표를 얻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4만7215표(20.0%), 이재명 성남시장은 4만5846표(19.4%)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문 전 대표는 일반국민과 권리당원이 참여한 현장투표(22일)와 자동응답전화(ARS) 투표(25·26일), 대의원이 참여한 이날 현장투표에서 모두 2위보다 최소 39.9% 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율로 대승을 거뒀다.

문 전 대표는 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대 밖으로 아주 큰 승리를 거뒀다”며 “폭발적 지지를 모아주신 광주시민과 전남북 도민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힘으로 압도적 정권교체를 이뤄내 호남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남은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이뤄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욕심 같아서는 수도권 경선에 올라가기 전에 대세를 결정짓고 싶다”며 “충청권은 안 후보 지지가 강한 곳인데 열심히 해 극복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1∼3위가 6대 2대 2 비율로 구성되면서 2위 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안정적 2위를 확보해 결선투표로 끌고 간 뒤 대역전극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안 지사는 “(2위 확보로) 의미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수도권에서 역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도 “좀더 가다듬고 열심히 국민께 설명 드려 더 나은 결과를 만들겠다. 끝까지 싸워 역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다만 문 전 대표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부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아킬레스건이었던 호남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며 향후 경선은 물론 본선에서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기는 후보’를 찍으려는 민심이 확대되면서 ‘문재인 대세론’도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광주=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