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늘의 면류관을 바라본 스데반

입력 2017-03-29 00:00

스데반은 초대교회가 세운 일곱 집사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사도들이 일곱 집사를 세워 교회에서 공궤하는 일을 맡겼습니다.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은혜와 권능이 충만한 사람들이 초대교회의 집사였습니다. 특히 스데반은 집사였지만 누구보다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의 가르침이나 행적이 사람들 앞에 단연 돋보여 교회를 핍박하는 이들 눈에는 가시처럼 보였습니다. 기사와 표적을 행해 사람들을 끌어 모았으며, 복음적 변론이 탁월해 그를 감당할 이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복음의 확산을 두려워한 사람들은 이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걱정과 시기가 폭발할 지경이었습니다. 이처럼 교회는 새로운 질서를 사람들 앞에 보였습니다. 아시아 여러 곳에서 온 사람들이 이기적 욕심으로 살아가던 삶은 내려놓고 이웃을 섬기는 삶은 배웠습니다. 이웃이 사는 게 내가 사는 것이라는 천국의 진리를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이것이 운동이 되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혁명이 됐습니다. 삶의 본질적인 변화는 기득권을 가진 지도자와 부유한 이들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결국 처치해야 할 표적이 된 스데반은 종교적 재판관인 제사장들 앞에 세워졌습니다. 이미 각본대로라면 그를 공격하고 혐의를 입증할 증인들까지 마련된 자리입니다. 죄목은 ‘모세와 하나님을 모독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제사장 앞에선 스데반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 이르는 하나님의 ‘약속의 여정’, 모세를 통해 이루신 하나님의 약속 성취, 그리고 그들 속에서 이루신 하나님의 뜻을 중심으로 논리적인 변론을 행합니다. 그리고 결론으로 “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여, 당신들은 언제나 성령을 거역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천사들이 전해 준 율법을 받기만 하고, 지키지는 않았습니다.”(7:51∼53)

이렇게 진술하자 종교적 제도를 수호하며, 그 제도 속에서 안주하려던 제사장들과 유대 지도자들은 격분했습니다. 거기다 스데반은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고 합니다. 그 설교를 듣던 이들이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어 돌로 스데반을 칩니다. 그 죽음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옷을 벗어 관원 사울의 앞에 두고 마음에 분을 삭이지 못합니다. 스데반은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라고 기도하고, 죽을 힘을 다해 무릎 꿇고 크게 불러 말합니다. “주여 저들의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이게 그의 마지막입니다.

스데반이 믿는 바는 하나님의 일하심이었습니다. 그의 눈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일하심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 그의 신앙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그들 속에 있는 무능과 위선을 하나님의 일하심을 통해 꾸짖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이용해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무리들을 향해 조롱하듯 하나님의 일하심을 증거했습니다. 그분과 함께 하는 것이 면류관을 얻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일하심에 기대를 겁니까, 아니면 이 땅에 사는 우리들의 능력과 즐거움에 기대를 겁니까. 믿음으로 산다고 하면서 얻고자 하는 면류관이 이 땅에 있습니까, 아니면 하늘에 있습니까.

박형진 목사(안산 새은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