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이 결국 화장된 뒤 북한으로 인도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말레이시아 양측은 김정남이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암살된 지 40여일 만에 사태를 마무리 짓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중문매체 중국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의 시신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영안실에서 교외의 체라스 화장장으로 옮겼으며 화장 후 유골을 북한 특사에게 인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김정남이 이미 화장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신 인도 문제와 관련해 지난 25일 북한 외무성의 최희철 부상과 이동일 대변인 등이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와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 화장 후 북한행’이 말레이시아 정부의 최선책일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 수사 당국은 김정남을 직접 살해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인 여성을 구속 기소했을 뿐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북한 용의자들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상황에서 화장 없이 김정남 시신을 넘길 경우 북한이 재부검을 통해 신경작용제 VX에 의한 독살이라는 자국의 수사 결과마저 부정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에 ‘인질’로 잡힌 자국민의 안전도 큰 부담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김정남 시신 확보가 최우선일 뿐 그 방법은 중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북한 측이 현지 경찰이 자국 대사관에 직접 들어가 현광성 등 용의자 3명을 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도 말레이시아의 체면을 세워주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현지 더선데일리는 김정남의 시신이 마카오에 있는 유족에게 인도될 것이라고 보도해 최종적인 시신 인도처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와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김정남 시신 화장 후 北 인도”
입력 2017-03-28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