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27일 열린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자신들이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후보들은 사전에 준비한 원고 내용도 바꿔가며 투표를 앞둔 대의원들의 마음을 사는 데 공을 들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반성문’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2012년 호남의 좌절과 분노는 전적으로 제 책임이며, 절대 호남의 패배가 아니다. 죄송하다. 제가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다시는 호남에 좌절을 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며 “절박한 마음으로 당을 바꾸고 정책을 준비하고 사람을 모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설계도가 완성됐다. 이제 자신 있다. 준비된 문재인이 정권교체 책임지고 기필코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서는 “여기 계신 우리 후보들은 당장은 어렵고,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다”며 “이번에 제가 정권교체 문을 열고 동지들이 다음 민주당 정부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 마지막에 “저 문재인에게 압승을 달라. 반드시 승리하겠다. 광주와 호남에 보답하겠다”며 원고에 없는 발언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 다음으로 무대에 오른 이 시장은 “누구도 박근혜 탄핵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이 앞장섰다. 누구도 이재용 구속을 말하지 않을 때 이재명은 외쳤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공수특전부대의 대검과 총탄에 짓밟혔던 광주 5·18이 다시 촛불로 부활했다. 윤상원 열사와 동지들이 박근혜를 끌어내린 촛불의 뿌리다. 이제 미완의 광주혁명을 완성할 때”라며 자신이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호소했다.
그는 사전에 준비했던 야권 통합 제안 대신 집권 비전을 밝히는 데 연설 대부분을 할애했다. 이 시장은 “한 달에 200만원을 못 버는 노동자가 900만명이 넘는 나라, 절망한 청년들이 ‘헬조선’ 탈출을 꿈꾸고 출산을 거부하는 이런 나라를 이제 끝내야 한다”고 했다. 또 “노력해도 잘살 수 없고 기회조차 사라져버린 불평등한 나라, 매년 1만8000명이 자살로 죽어가는 나라, 돈·권력 있으면 죄 짓고도 떵떵거리며 사는 나라를 끝내야 한다. 역사상 최강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대연정을 비롯한 ‘우 클릭’ 논란이 김대중·노무현의 역사를 잇는 ‘뉴 클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3당 야합을 거부하고 민주당에 남아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단군 이래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 역사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제 흉탄에 쓰러졌던 김구의 죽음, 그래서 조국이 분단돼야 했던 정파와 전쟁의 역사를 끝내려 한다”면서 “야당을 향해 지역주의로 공격하고, ‘종북 좌빨’ 몰이만 하면 집권 여당이 됐던 한국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반드시 끝장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2002년 노무현의 기적을 2017년 여러분이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광주=강준구 백상진 기자 eyes@kmib.co.kr
문재인 “준비된 대통령” VS 안희정 “DJ·盧 계승” VS 이재명 “광주혁명 완성”
입력 2017-03-27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