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현광성 등 북한 국적 용의자 3명의 진술을 청취하기 위해 자국 주재 북한대사관에 진입했다고 26일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경찰관 4명이 북한대사관에 진입해 2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북한 측 동의 아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과 비공개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억류된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김정남 시신을 북한에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김정남) 시신 처리 방침이 이르면 오늘 나올 수 있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암살 사건에 관한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녀가 제공한 유전자를 통해 김정남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유족들이 시신 처리를 말레이시아 당국에 일임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가 “지난달 13일 사건 당시 한 남성이 ‘저 회색 옷을 입은 남성을 노려라’고 상세한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이미 북한으로 되돌아간 북한 국적 용의자 홍성학(34)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샤는 “사건 당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자신을 몰래카메라 방송을 제작하는 ‘중국인 찬’이라고 소개한 남성에게 지시를 받았다”며 “이 남성이 상대는 부자이고 프라이드가 높으니 끝나면 손을 씻고 바로 자리를 뜨라고 거듭 주의를 당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말레이시아 경찰관 4명, 김정남 살해 용의자 진술 듣기 위해 北 대사관 진입
입력 2017-03-27 00:17 수정 2017-03-27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