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노래명성교회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
서울 명성교회(김삼환 원로목사)가 지난 19일 새노래명성교회(김하나 목사)와의 합병 및 김하나 목사에 대한 위임목사 청빙 건까지 통과시킨 후 새노래명성교회에 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원로목사가 장남인 김하나 목사에게 사실상 ‘변칙 세습’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속에 새노래명성교회의 수용 여부가 향후 사태의 전개방향을 가늠하기 때문이다. 김하나 목사는 19일 주일예배 광고에서 명성교회와 합병 및 후임 청빙에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지만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26일 경기도 하남시 덕풍서로 새노래명성교회 4부 예배 설교자로 나선 김하나 목사의 메시지에서는 합병·청빙 문제를 두고 교회 내부의 갈등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듯한 발언이 더러 나왔다.
김 목사는 “교회는 외부적인 공격에는 강하다. 그러나 내부 갈등이 있을 때 교회는 쉽게 무너지며, 회복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절대로 같은 생각과 문화·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다”면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모여 하나님께 예배하는 곳이며 하나님 때문에 하나가 되는 것이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노래명성교회는 이날 저녁 교회개척 후 처음으로 임직식을 진행했다. 새노래명성교회는 현재 ‘미조직교회’로 분류돼 있지만 이날 임직식으로 조직교회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게 됐다.
설교를 전한 김삼환 목사는 교회 합병에 대한 언급 없이 임직자들을 향한 당부만 전했다. 김 목사는 “임직자 모두가 새노래명성교회를 위해 다윗처럼 충성을 다하고 셀 수 없는 복을 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계 안팎에선 한 주 내내 비판적인 의견이 이어졌다. 두 교회 소속 노회인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의 일부 목회자들은 지난 22일 성명서를 내고 “총회 헌법이 금하는 ‘세습’을 합병이라는 편법을 동원하면서까지 굳이 관철하려는 이유는 무엇이냐”라며 “노회(임원회와 정치부)가 (명성교회의) 공동의회의 진행절차를 자세히 살펴 위법성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앞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도 공개편지를 통해 명성교회의 후임 목사 청빙 절차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습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김하나 목사에 대해서는 소신을 끝까지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예장통합 총회의 한 관계자는 “김하나 목사가 평소 밝힌 소신으로 볼 때, 명성교회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회자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글·사진=장창일 이사야 기자 jangci@kmib.co.kr
김하나 목사 “내부 갈등 있을 때 교회 무너져”
입력 2017-03-27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