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을 얼마나 내느냐로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기업이 책임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인지에 대해 준엄하게 묻고 있다.
이윤 추구를 위해 정치권과 부당한 거래를 하는 ‘정경유착’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기업이 존경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이윤추구를 하는데서 벗어나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면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최근 기업들은 신년사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투명한 경영과 사회공헌 등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이 100년 이상 지속하기 위해선 사회의 지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단순히 기업이 얻은 이익을 사회와 나누는 식의 봉사활동이 아니라 기업이 가진 물적·인적 자원으로 사회가 성장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긴요해졌다. 국가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복지의 손길을 보낼 수도 있고, 재능은 있지만 어려운 환경 탓에 기회를 잡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꿈을 실현할 기회를 줄 수도 있다.
IT기업은 정보화 격차 문제에 나설 수 있고, 자동차 기업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유통업체는 매장에서 근무 경험을 쌓아주고, 창업을 위한 노하우도 전수해줄 수 있다. 건설사라면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묘안을 제시할 수 있다. 각자 사업 분야에서 나눌 수 있는 것을 제공하면서 사회 전반의 안전망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물고기를 주면 하루를 살 수 있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면 평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한 탈무드 격언처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최근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을 CSV라고 칭하고 있다.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의 약자로 기업이 사회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과거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서 진일보한 개념이다.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사회가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 기업과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고통과 희망을 나누는 기업] 일회성 지원 “No”… 소외계층과 끈끈한 유착
입력 2017-03-27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