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소탕작전 미군, 최악의 오폭사고… 최소 200명 사망

입력 2017-03-26 18:16 수정 2017-03-26 20:51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마지막 거점으로 꼽히는 이라크 모술 서부지역에서 24일(현지시간) 한 시민이 시신 6구를 수습해 손수레로 나르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17일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의 오폭으로 민간인 수백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AP뉴시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에 나선 미국 주도 연합군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이라크 모술 서부지역 탈환 과정에서 오폭으로 수백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25일 보도했다.

연합군은 성명을 내고 “이라크 보안군 요청에 따라 IS 측 전투원과 장비를 공격한 지역이 최근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모술 서부지역과 같을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했다. 또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도 “IS는 민간인을 위협하며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학교와 병원 등 보호시설에서 싸우는 잔혹한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라크에 대한 약속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은 참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라크 지역을 관장하는 미 중부군사령부는 “공습으로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이번 공습과 민간인 희생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라크군도 이 지역에서 계획됐던 신규 작전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알자지라는 정확한 희생자 수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지 목격자들과 관리들의 말을 종합해 최소 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오폭이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시작한 2003년 이후 공습으로 인한 가장 큰 민간인 사망 규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주재 유엔사무소(UNAMI)의 리스 그랜디는 “끔찍한 희생에 충격을 받았다. 비극의 주인공이 된 많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분쟁의 모든 당사자는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의무가 있다”고 연합군을 비판했다.

IS는 모술에서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유엔은 전세가 치열하게 전개됨에 따라 위험에 노출된 민간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분쟁감시단체 에어워즈(Airwars)는 이달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민간인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고 경고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