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주공 1단지 재건축 수주전 승자는 대우건설

입력 2017-03-27 00:03
대우건설이 올해 상반기 최대 재건축 단지인 경기도 과천 주공1단지에 짓게 될 아파트 조감도. 대우건설 제공
올해 상반기 최대 재건축·재개발 단지로 꼽히는 ‘과천주공 1단지’ 수주전에서 대우건설이 현대건설과 GS건설을 따돌리고 최종 승자가 됐다. 이로써 대우건설은 대치2지구 재건축 수주에 성공한 롯데건설과 함께 올 한해 주택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다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거부’ 조치 등 장애물도 남아 있어 제2의 재건축 붐이 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 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이날 오후 총회를 열고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과천1단지 재건축 조합은 당초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정했지만 설계 변경, 공사비 문제 등으로 마찰이 생기면서 시공 계약을 해지한 뒤 재입찰을 진행했다. 지난달 28일 마감한 시공사 입찰에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 3개사가 참여하면서 접전이 예고됐다. 최종 득표수는 대우건설 381표, 현대건설 363표, GS건설 261표로 나타났다.

1981년 준공된 과천1단지는 강남과 가깝고, 주거환경이 쾌적해 분양 전부터 인기를 모았다. 올해 안에 과천 주공에서만 5개 단지 추가 시공이 예정돼 있어 1571가구(조합원 물량 1063가구) 규모의 재건축을 추진 중인 1단지 수주를 통해 과천 재건축 시장 선점을 노리는 건설사의 구애 경쟁이 뜨거웠다.

부동산 업계에선 고급 단지에 적용하는 자사의 ‘써밋’ 브랜드를 접목시킨다는 대우건설의 계획이 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포 써밋에 적용한 수입산 주방가구, 입면분할 이중창호 등을 도입하는 프리미엄 전략도 주효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3.3㎡당 3147만원에 대물변제를 하겠다는 대우건설의 파격적인 조건에 조합원의 마음이 흔들린 것 같다”며 “조합원 분담금도 지난해 12월 관리처분 대비 평균 2798만원 감액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4289억원)과 GS건설(4217억원)에 비해 저렴한 대우건설의 예상 공사비(4146억원)도 시공사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로써 대우건설은 하반기 입주물량 증가로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먹거리를 확보하며 앞서 나가게 됐다. 식물 쓰레기 이송설비 설치 등을 제시한 현대건설과 이중창 커튼월 시스템을 앞세운 GS건설은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다만 우려도 여전하다. 분양 보증 칼자루를 쥔 HUG가 과천 재건축 단지에 ‘보증 거부’라는 초강수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HUG는 과천시의 분양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결론이 나오면 분양 보증을 거부할 방침이다. 이 경우 사실상 분양 사업이 불가능해진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과천1단지의 3.3㎡당 분양가는 3313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HUG가 3.3㎡당 분양가 4310만원을 제시한 강남 개포주공3단지 분양 보증을 거부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