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간섭현상·열린 램프… 가슴 졸인 나흘

입력 2017-03-26 17:53 수정 2017-03-26 21:33

3년 동안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세월호는 인양에 착수한 지 나흘째 되는 날 수면 위로 완전히 떠올랐다. 인양은 유속이 느린 소조기 내에 끝내야 했다. 때문에 수시로 발생하는 돌발상황과 마주한 작업자들은 시간과의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2일 기상이 양호할 것으로 예보되자 오전 10시부터 시험인양을 시작했다. 선체를 바다에서 1m 인양하는 이 작업은 균형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끝에 5시간30분 만에 마무리됐다. 오후 8시50분부터 본인양에 들어가고, 다음 날 오전 3시45분 세월호 선체 일부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기대감은 커졌다.

그러나 세월호는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세월호와 재킹 바지선을 연결하던 도중 구조물끼리 서로 닿는 간섭현상이 나타났다. 인양 속도를 늦추고 구조물 정리 작업에 돌입해야 했다. 23일 오후 6시30분에는 세월호 좌측 선미 램프(화물 출입문)가 열려 있는 게 확인됐다. 길이 10m에 이르는 램프가 열려 있으면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들어올리는 게 불가능하다. 긴박한 상황에 해수부는 긴급회의를 열었고, 램프 제거를 결정했다.

밤샘 작업을 벌여 24일 오전 6시45분 램프를 제거한 뒤 인양 작업은 재개됐다. 오전 11시10분 세월호는 수면 위 13m까지 올라오며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조류 영향으로 출발이 늦어지면서 세월호는 오후 8시30분에야 반잠수식 선박 근처에 도착했다. 당초 ‘자정 전 선적’이 목표였지만 25일 오전 4시10분에서야 최종 선적 완료가 선언됐다.

오후 2시30분 세월호와 바지선을 연결하던 와이어(인양줄) 66개를 모두 분리했고, 오후 6시25분 이번 인양의 일등공신인 재킹 바지선은 세월호와 떨어졌다. 이어 오후 9시15분 세월호 선체 전체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밤 12시에는 반잠수식 선박 부양까지 완료되면서 세월호 인양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