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당한 홍준표의 ‘우파·중도 단일화론’

입력 2017-03-26 17:59 수정 2017-03-26 21:38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들이 26일 TV토론에서 홍준표 경남지사가 제기한 ‘우파·중도 단일화론’을 두고 격돌했다. 홍 지사가 “시간이 없다”며 단일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지만, 나머지 세 후보는 “경선 중에 단일화 얘기는 부적절하다”며 홍 지사에게 포화를 퍼부었다.

홍 지사는 KBS 주관 대선 후보 경선 토론에서 “이번 대선은 시간이 없기 때문에 연정·연대해서 치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정권을 고스란히 (상대편에) 바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결과다. 선거 과정이 아름다워도 결과가 나쁘면 전부 나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머지 후보들은 홍 지사를 비판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아무리 급해도 바늘구멍에 실을 꿰어야 일을 한다. 보수우파 민심 집결이 먼저인데 홍 지사가 너무 서두르신 것 같다”고 반박했다. 김진태 의원도 “한국당 당원들은 후보도 못 내고 유승민이나 안철수를 밀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선 토론에서 우파·중도 단일화를 옹호했던 김관용 경북지사도 “(통합에도) 단계가 있는데 홍 지사처럼 미리 얘기하니 두드려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지사는 “세 분이 전부 나만 미워하는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날 전국 231개 투표소에서 치러진 한국당 책임당원 현장투표의 투표율은 18.7%로 지난 2012년 대선 때(41.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홍 지사는 서울 마포구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소에서 현장투표 후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인양에 대해 “묘한 시기에 인양했다. 이제는 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오는 29∼30일 일반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31일 전당대회를 열고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