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보복 조치로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의 한국 관광을 제한하자 국내 관광업계와 면세업계가 ‘포스트 유커(중국인 관광객)’ 찾기에 본격 나섰다. 일본과 유럽, 중동 등에 눈을 돌리며 국가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영국 선적의 14만8000t급 크루즈인 ‘퀸메리 2호’가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26일 밝혔다. 퀸메리 2호는 승객과 승무원 등 3700명을 태우고 27일 오전 8시 인천항에 입항한다.
크루즈에 탑승한 승객은 영국인이 920명으로 가장 많고 호주 454명, 미국 210명, 일본 140명 등 2500여명의 관람객과 1200여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있다. 이들은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하루 동안 인천과 경기, 서울 지역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방한 크루즈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의 방한이 최근 대거 취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초대형 크루즈의 한국 방문은 의미가 크다”며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크루즈관광 시장을 일본, 동남아 등 여러 국가로 다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는 30일에는 미국 선적 5만t 크루즈선 ‘크리스털 심포니’도 한국에 첫 입항한다.
중국 의존도가 70∼80%에 달했던 면세업계도 국가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당장 유커들이 눈에 띄게 줄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롯데면세점은 롯데호텔, 롯데물산, 롯데월드어드벤처와 함께 일본에서 ‘한국 여행상품 박람회’를 지난 23일과 24일에 개최했다. 일본 여행사 관계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한국 관광 상품과 연계한 면세점 특전 등을 홍보했다.
특히 다음달 3일 정식 문을 여는 롯데월드타워를 내세워 쇼핑(면세점)과 숙박(호텔), 관광(전망대) 등을 한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9월부터 ‘일본인 관광객 활성화 TFT’를 구성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홋카이도 등 일본 전 지역 여행사를 방문해 한국 여행상품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라면세점 역시 지역 맛집과 연계해 한국을 찾는 개별 관광객들을 겨냥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남이섬과 함께 한국관광산업 활성화 협약을 맺고 동남아와 중동 지역 개별 관광객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여의도 성모병원, 순천향대, 중앙대 병원과 의료 협약을 진행하고 중동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의료 서비스 관광 등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인천, 3700명 탄 영국 크루즈선 맞는다… 유커 급감한 자리 다변화로 채우기
입력 2017-03-26 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