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1073일 만에 드디어 인양됐습니다. 아직 수습되지 않은 네 명의 단원고 학생, 두 분의 선생님, 세 분의 일반승객이 모두 하루빨리 기다리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세월호는 너무도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3년 만에 인양돼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선체는 생명의 존엄성을 잃어버린 우리의 참담한 민낯이었습니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은 생명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우리의 가치관에 있었습니다. 구조를 제때 하지 못한 것은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생명을 구출하는 역할을 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지금도 쓰나미처럼 거대한 죽음의 파도가 몰아치는 사투의 현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고 대기오염은 우리를 숨막히게 합니다. 메르스와 AI바이러스를 비롯한 감염성 질환은 날이 갈수록 새로운 변종이 등장해 우리를 괴롭힙니다. 북한의 미사일과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는 4차 세계대전이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는 지금도 굶주림과 질병으로 많은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매일 살아가는 일상의 생활 주변에서도 생명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병원마다 중환자들로 넘쳐나고 도로 위에서는 수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며 자살을 시도하려는 이들은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의료인과 구조대원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직업은 생명과 직결돼 있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생명보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울 때 사회안전망은 무너져 내립니다. 우리는 주택에서, 길에서, 열차나 비행기 안에서 종종 응급상황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모른 척하며 나만의 안위를 생각해왔습니다.
이제 그렇게 살지 않겠습니다. 나부터 살리겠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에서부터 먼저 다가가겠습니다. 그 무엇도 생명보다 우선할 수 없습니다. 나의 행복추구권과 누군가의 생명권이 충돌할 때 나의 행복을 잠시 내려놓겠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면 병원뿐 아니라 일상의 삶의 현장에서도 먼저 실천하겠습니다. 진료실로 찾아오는 환자들뿐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누군가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곳이라면 가장 먼저 달려가겠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나부터 개혁하고 나부터 생명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생명 살리기 앞장서겠습니다
입력 2017-03-27 00:07 수정 2017-03-27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