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

입력 2017-03-27 00:07

2000년 전 사도바울에게 ‘당신이 죽기 전 꼭 가봐야 할 곳이 어디냐’고 물었다면 로마라 답했을 겁니다. 사도행전 19장 21절을 보면 3차 전도여행 중 아시아와 그리스 지역을 두루 다니던 바울은 “내가 예루살렘에 갔다가 그 후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고 말했습니다.

21절 전체를 보면 “이 일이 있은 후 바울이 마게도냐와 아가야를 거쳐 예루살렘에 가기로 작정하여 이르되 내가 갔다가 후에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 하고”가 나옵니다. 여기서 ‘이 일이 있은 후에’라는 말은 20절에서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으니라”와 연결됩니다.

말씀이 힘 있게 가르쳐졌을 때 에베소와 그 인근에 엄청난 말씀의 부흥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바울 사도는 에베소에서 엄청난 말씀의 부흥을 경험한 후 새로운 비전에 사로잡혔습니다. 마게도냐와 아가야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가서 ‘3차 전도여행’에 대한 선교사역을 보고한 후 로마로 가고자 하는 비전을 갖게 된 것입니다.

바울은 동족인 유대인뿐 아니라 이방인을 위한 선교사로서 이미 세 차례 전도여행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주님 앞으로 인도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하려는 열망을 갖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사도 바울의 불타는 사명감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울은 선교 전략가였습니다. 그는 세계를 보면서 로마를 보았습니다. 로마는 당시 세계의 중심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로마로 몰려 왔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로마로부터 전 세계를 향해 전달됐습니다. 바울은 로마의 이러한 가치를 알았던 것입니다. 그는 로마를 공략하는 것이야말로 세계를 공략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로마에 복음을 전하기만 하면 순식간에 세계 각 지역에 복음이 전파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바울에게서 배우는 것은 전도의 전략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로마와 같은 곳이 어디입니까. 바로 군대입니다. 군에는 젊은이들이 모여 있습니다. 젊은이들을 선교하는 데 더 효과적인 곳은 없습니다. 군에는 해마다 건강하고 똑똑한 젊은이 35만명이 입대하고 또 35만명이 전역합니다. 길목입니다.

군인교회는 끊임없이 사람이 바뀝니다. 군 선교는 정체가 없는 최고의 선교지입니다.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1000개의 군인교회가 있고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250여명의 군목이 있습니다. 600여명의 군 성직자들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복음화의 실현은 이 길목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군의무학교 교정에 눈길을 끄는 거대한 돌비석이 있습니다. 비석에는 이 학교의 정신을 한마디로 압축한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살려야 한다.’ 처음 이 문구를 봤을 때 끓어오르는 열정을 느꼈습니다.

‘그래, 살리는 사람이 되자.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사람을 살리자. 이 나라를 이끌 청년들을 살려보자.’ 군대는 사도 바울이 바라봤던 로마와 같습니다. 로마를 주목해주십시오.

김성일 목사 (공군 대령·공군 군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