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어, 친정 공화당서도 찬밥 신세

입력 2017-03-25 00:00
27세 미국 청년이 23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럼프케어(AHCA)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 이 남성은 '26살 때 암 진단을 받았지만 오바마케어(ACA)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는 문구의 종이를 들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트럼프케어’(미국보건법·AHCA)가 공화당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트럼프가 공화당원 설득에도 실패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협상의 달인”이라며 평소 의견 조율 능력을 자랑하던 트럼프로서는 이만저만한 타격이 아니다.

23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트럼프가 공화당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하원 표결을 하루빨리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원 표결에 실패할 경우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ACA)를 그대로 남겨둘 작정”이라고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경고했다. 배수진을 쳐서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속셈이다.

공화당 내에서 가장 트럼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세력은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다. 2015년 등장한 이들은 공식적인 조직은 아니다. 그러나 30여명 정도가 소속돼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트럼프케어가 오바마케어와 차별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들을 자극하고자 오바마케어로 돌아갈 수 있다고 협박성 발언을 한 것이다.

트럼프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공화당 중도파 ‘화요모임’이다. 이들도 트럼프케어를 반대한다. 트럼프케어가 시행되면 건강보험 수혜를 못 받는 인구가 내년 1400만명 늘어난다는 의회예산국의 발표를 우려해서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성향이 다른 화요모임과 프리덤코커스 사이에서 ‘시소놀이’를 한다고 진단했다. 그만큼 둘 사이를 절충하기 어려워서다.

하원에 이어 상원을 통과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상원은 공화당이 52석 민주당이 48석을 차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 최소 10여명은 트럼프케어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들 중 3명만 더 반대표를 행사하고 민주당 상원의원이 모두 반대표를 행사하면 과반인 51명을 넘기게 돼 법안은 부결된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