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박지원과 손 잡으면 영호남 정권 탄생”

입력 2017-03-24 18:11 수정 2017-03-24 21:28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관용 경북지사, 김진태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왼쪽부터)이 24일 서울 마포구 MBC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경선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홍 지사가 오는 31일 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바른정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에 출마하는 공직자의 사퇴 시한인 다음달 9일이 1차 시한으로 거론된다.

홍 지사는 2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바른정당과 단일화하지 않으면 대선 구도가 짜이지 않기 때문에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과의 만남에서도 ‘선거연대 후 당 통합’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김 의원도 싫을 이유가 없다. 같이 사는 거니까”라고 했다.

홍 지사는 국민의당을 포함한 중도우파 대연합도 긍정 평가했다. 그는 “만약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잡게 되면 영·호남 정권이 탄생한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대선 주자 3명의 지지율 합이 6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독자 출마로는 당선 가능성이 낮다. 보수 후보가 분열되면 본선은 해보나마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홍 지사가 사퇴 시한 전에 일단 바른정당과의 단일화부터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홍 지사 측은 “후보로 선출되면 가급적 빨리 단일화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서울 마포구 MBC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경선 토론회에서도 “대통령이 되려면 적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하고 과거 동지였던 사람은 첫째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토론회 후 기자들에게 “민주당에 친한 사람이 많다. 박지원 대표와도 친한 지 오래됐고 앞으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대선 주자들은 홍 지사를 집중 공격했다. 김진태 의원은 “서푼어치도 안 되는 표를 얻겠다고 하다가 안방의 알토란같은 보수표마저 잃게 된다”고 각을 세웠다. 김 의원은 “너무 ‘옆집 당’에 가서 기웃기웃하는 것 아니냐. 그쪽에서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쏘아붙였다. “이미 대선 후보가 다 된 것처럼 하고 있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이에 홍 지사는 농담조로 “나쁜 짓 한 것도 없는데 나만 미워한다”고 말했다.

‘모래시계 검사’로도 유명한 홍 지사는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영장청구권을 사법경찰관에게도 부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총장 외부 영입도 제시했다. 홍 지사는 25일 강원도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