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버렸네 수준 공격 당해” vs “일부 댓글 얘기”

입력 2017-03-24 17:47 수정 2017-03-25 00:45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왼쪽부터)가 24일 광주 남구의 광주MBC 사옥에서 열린 호남권 경선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안희정 충남지사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민주당 경선 호남권 TV토론회에서 ‘네거티브 논란’의 책임소재를 놓고 연이어 격돌했다. 당 차원의 자제 요청에도 감정싸움은 계속됐다. 안 지사는 “상대방은 다 나쁜 사람이 되고 문재인 후보만 좋은 사람이 된다. ‘나는 다 옳은 것’이라는 어법과 정치적 행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다투는) 그들도 다 국민이고 유권자”라고 맞섰다.

안 지사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당내 경선에서 맞붙은 저마저 문 후보 진영으로부터 ‘애 버렸네’ 수준의 공격을 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 자신은 (네거티브를 비판하는) 이미지로 있지만 굉장히 많은 싸움을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되는 이면에는 문 전 대표의 책임도 있다는 추궁이었다.

문 전 대표는 “안 후보가 말하는 지지자들이 결국 국민들이고 유권자”라고 맞받았다. 안 지사가 “일반적으로 댓글 다는 시민들을 얘기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하자, “인터넷 문화 때문에 (일부) 그런 분들이 있겠죠”라고 답했다. 캠프 차원의 조직적 공세가 아니라 일부의 문제로 한정한 셈이다.

호남 민심과 관련해 ‘통합의 리더십’도 집중 거론됐다. 안 지사는 “통합을 이끌겠다는 분이 당을 나간 사람들을 ‘개혁에 반대해서 나갔다’고 말해 놀랐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너무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국민의당과) 분열된 아픔 겪었지만 훨씬 많은 분들이 우리 당과 함께하게 됐고, 당당히 전국 정당이 돼 있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최성 고양시장 역시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야권 통합의 걸림돌로 지적하며 문 전 대표를 압박했다. 이 시장은 “신념이 없는 정치인들은 수시로 말이 바뀐다”며 문 전 대표의 잦은 입장 변화를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후발주자들의 공세에 정책공약으로 맞섰다. ‘준비된 후보’임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나주 혁신도시 내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전주 금융허브 등 호남용 공약 제시에 집중했다.

경선 현장투표 결과 유출로 인한 캠프 간 신경전은 봉합 국면을 맞았다. 자칫 경선이 중단될 경우 불거질 책임론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안 지사 측 강훈식 대변인은 “문건 유출 사태로 경선이 파행돼서는 안 된다”고 논평했다. 당 진상조사위는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지역위원장 6명의 경위서를 검토하고 일부는 대면조사를 마쳤다. 이들이 문재인 캠프 소속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캠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양승조 당 선관위 부위원장은 “적어도 4명은 특정 캠프에 소속돼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5일 충청권 TV토론회가 대전·충남을 제외한 충북 지역에서만 방영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공정성 시비가 재차 제기됐다. 안 지사 측은 “당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발했다. 당 선관위는 26일 대전·충남 토론회를 추가 개최하기 위해 지역 방송사와 실무 협상에 들어갔다.

광주=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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