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스태빌라이저는 이미 목포신항에 도착

입력 2017-03-24 17:53 수정 2017-03-24 18:40
24일 오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인양된 세월호가 예인선의 도움을 받아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한 가운데 목포신항이 세월호 육지 거치에 대비해 정리되고 있다. 목포=김지훈 기자

세월호 인양이 진행되면서 선체 훼손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미수습자 등을 수색하기 위한 객실 절단은 차치하더라도 사고 원인 규명에 필요한 선체 자체가 손상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원활한 인양을 위해 최소한의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월호 인양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기술적으로 피할 수 없는 부분(선체 훼손)이 있을 수 있다”며 “인양을 위해 불가피하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우선 세월호는 좌현의 스태빌라이저가 이미 절단돼 목포신항에 보관 중이다. 스태빌라이저는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날개처럼 생긴 구조물이다. 23일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 우현의 스태빌라이저가 가장 먼저 포착됐다. 이에 대해 김현태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 부단장은 “인양 준비 과정에서 좌현의 스태빌라이저 때문에 리프팅빔이 들어가지 않았다”며 “고민 끝에 불가피하게 잘라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가 떠오른 뒤 확인된 선체의 크고 작은 구멍들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인양에 앞서 각종 장비를 설치하고, 선내 물을 빼내기 위해 뚫은 구멍은 총 126개로 파악된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해 청문회에서 구멍 때문에 미수습자나 유류품이 유실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부단장은 “인양을 위해 필요한 만큼의 최소한으로 구멍을 뚫은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인양 때 잘린 좌현의 램프가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주요 증거라고도 주장하고 있다.

세월호 인양을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때는 일부러 늦췄고,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전격적으로 진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해수부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윤 차관은 “인양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현재 다른 요소나 생각이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다”며 “제기된 의혹은 언급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인 요인과 인양을 연루시키는 생각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지금도 제가 드리고 싶은 수준의 10% 강도로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