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난 중국 사랑해… 현지 사업 유지 원한다”

입력 2017-03-25 05:00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부지 제공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신 회장은 23일(현지시간)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민간 기업에 땅을 요구하면 롯데 같은 기업으로선 어쩔 수 없이 내줘야 한다”며 “요구를 거절할 정도의 ‘사치(luxury)’를 부릴 형편이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대해 “중국이 그 정도로 반응할 줄 몰랐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때문에 신 회장은 중국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당초 지난 1월 방중하려 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검찰이 자신을 출국금지하는 바람에 방문하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신 회장은 “당시 중국에 갔었더라면 사드를 둘러싼 긴장 관계를 완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한 뒤 “지금은 양측의 대립이 더 악화돼 (방중해도)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 회장은 “중국에서 앞으로도 사업을 계속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우리 신씨 조상이 중국에서 왔다”며 “난 중국을 사랑한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롯데는 중국에서 영업 차질을 빚고 있는 롯데마트에 3880억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24일 공시를 통해 2300억원의 출자와 1580억원의 담보 제공을 이날 이사회에서 결의했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롯데마트 중국 지점들의 매출이 영업정지로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상품 매입과 임금 지급 등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성찬 기자,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