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연속 떨어진 국제유가, 왜?

입력 2017-03-23 20:48 수정 2017-03-23 21:18
사진=신화뉴시스

국제유가가 미국의 원유 재고량 급증으로 22일(현지시간)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와 AP통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배럴당 0.20달러 하락한 48.04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는 배럴당 0.32달러 내린 50.64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한때 49.71달러까지 밀렸다. 지난해 11월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후 처음으로 5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중동 두바이유 현물은 배럴당 1.40달러 하락한 49.02달러에 거래됐다.

유가가 하락한 것은 셰일오일을 비롯한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면서 재고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495만 배럴 늘어난 5억3310만 배럴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예상 증가치는 280만 배럴이었다. 전체 재고량은 EIA가 원유 재고 집계를 시작한 1982년 이래 최고치다.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원유 재고량이 5년 평균 재고량을 계속 웃돈다면 OPEC 회원국들이 오는 5월 25일 예정된 회동에서 감산 합의 기간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6월까지로 예정된 감산 기간이 연장돼도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줄지 않는 이상 OPEC의 감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이런 예상 때문에 유가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또 감산으로 미국만 혜택을 본다는 지적이 많아 러시아와 같은 비OPEC 회원국들은 물론 일부 OPEC 회원국들도 감산 연장을 망설이고 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