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순위 싸움 한창인데… 져주기 의혹?

입력 2017-03-24 00:01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단단히 뿔이 났다. 막판 순위 싸움이 한창인 상황에서 불성실 플레이 논란을 빚은 고양 오리온에 칼을 빼들었다.

KBL은 23일 긴급 재정위원회를 열고 전날 전주 KCC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져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고양 오리온의 추일승 감독에게 견책 및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또 구단에게는 경고조치를 내렸다.

KBL은 규약 제17조 ‘구단은 공식 경기를 임할 때 최강의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징계를 결정했다. KBL은 “추 감독은 이 경기에 애런 헤인즈를 비롯한 핵심 주전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않고 비주전급 선수들을 내보내 패했다”며 “이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오리온은 정규리그 1위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4쿼터에 외국인 선수를 전혀 쓰지 않은 점도 비판했다.

실제 이 경기 전까지 오리온은 1위 안양 KGC인삼공사에 1.5경기 차 뒤져 있었다. 오리온이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KGC가 두 경기에서 모두 질 경우 오리온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상대 팀은 꼴찌 KCC였다. 하지만 오리온은 83대 100으로 대패했고, KGC는 어부지리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일각에선 오리온이 포스트시즌에서 껄끄러운 울산 모비스를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져주기 경기를 했다는 말도 나돈다. 포스트시즌 대진표 상 1위는 4위 울산 모비스를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우리는 열심히 했다. 이승현은 발목이 아프고 문태종은 무릎에 물이 차 출전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규약 제17조는 이전에는 사문화됐지만 2012-2013시즌 소위 ‘니가 가라 6강’ 사태가 발생하며 강화됐다. 당시 LG, kt 등 6강 경쟁 팀들은 차기 신인 드래프트에서 경희대 빅3(김종규 김민구 두경민)를 뽑기 위해 져주기 경기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 규정이 적용돼 징계를 받는 것은 2012년 10월 kt 이후 오리온이 두 번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