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새벽기도 하느라 눈감은 새 가방 슬쩍

입력 2017-03-23 18:38 수정 2017-03-23 21:37

새벽기도하는 신도의 가방을 노린 20대 남성과 대낮에 은행을 털려던 강도가 경찰에 붙잡혔다. 생계형 범죄였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새벽에 교회에서 기도하는 신도들의 가방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박모(28)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동안 서울과 경기도 안산 일대 교회를 돌며 범행을 저질렀다. 교회에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어 훔치기 쉬워 보였다는 이유였다. 그는 9차례 735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는데, 그중 4차례 범행이 교회에서 이뤄졌다. 박씨는 경찰조사에서 “기독교인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박씨는 오락실과 공원에서도 가방을 훔쳤다. 현금은 챙기고 노트북은 전당포에 맡겨 돈으로 바꿨다.

경찰은 택배 차량에 둔 가방을 도둑맞았다는 택배기사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지난 14일 전북 전주에서 박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서울에서 사우나, PC방 등을 전전하며 생활했다고 한다.

서울 서초구의 한 은행에서는 흉기를 들고 5000만원을 갈취하려던 유모(37)씨가 특수강도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유씨는 이날 오후 1시쯤 은행 창구에서 직원을 위협해 돈을 빼앗으려다 은행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초경찰서 반포지구대 경찰에 5분 만에 붙잡혔다. 인근 고시원에 사는 유씨는 “고시원 월세 30만원을 내지 못해 오늘 주인으로부터 나가라는 통보를 받고 돈을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