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을 나흘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호남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문 전 대표는 23일 전북도의회에서 ‘전북 공약’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 홀대론’을 의식한 듯 “호남에서도 소외받은 전북의 이중 상실감과 아픔을 제가 풀어가겠다”며 “인사차별을 바로잡아 전북의 인재가 나라와 지역을 위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북 숙원사업인 새만금 사업 조기 완공을 위한 청와대 전담부서 신설과 군산조선소 정상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유치 등을 공약했다.
이 시장도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겠다며 호남 공약 경쟁에 합류했다. 또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국내 컨소시엄에도 공정한 인수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지사는 광주 지역 개인택시조합 회장단,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등 지역 직능단체와 만난 뒤 지지자 1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해 세 대결에 나섰다.
세 후보 캠프 모두 문 전 대표의 ‘호남 1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의 조직력을 1차 경선에서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예상 득표율과 2위 전망은 캠프별로 엇갈렸다.
문 전 대표 측은 호남 경선에서 최소 50%, 최대 65%의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4·13총선 이후 착실히 바닥 조직을 다졌다는 자신감에서다. 또 지난해 추석 이후 매주 호남을 방문한 문 전 대표 부인 김정숙씨의 ‘호남 스킨십’이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상당히 누그러뜨렸다는 게 캠프 판단이다. 문 전 대표 핵심 관계자는 “호남권 ARS 투표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수치를 언급하는 것은 경솔한 일”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안 지사 측과 이 시장 측은 문 전 대표 측의 최근 말실수가 ‘문재인 대세론’ 붕괴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지사 측은 “‘전두환 표창장’ ‘부산 대통령’ 발언이 호남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한 자릿수 득표율 차로 2위에 오르면 충청에서 ‘안희정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안희정캠프’ 전략기획실장인 박용진 의원은 광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세론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훈식 공동대변인도 기자간담회에서 “‘전두환 표창장’ 발언은 캠프 간 싸움이 아니라 문재인 캠프 대 호남 민심의 싸움”이라고 했다.
이 시장 측도 2위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 측의 말실수와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이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는 논리다. 이 시장 측 핵심 관계자는 “호남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40%, 이 시장이 35%, 안 지사가 25% 정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시장도 광주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돼봐야 우리 삶이 별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때리기’ 기조를 이어갔다.
글=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사활 걸린 최대 승부처…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텃밭 공략 ‘올인’
입력 2017-03-23 18:28 수정 2017-03-23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