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 걸린 최대 승부처…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텃밭 공략 ‘올인’

입력 2017-03-23 18:28 수정 2017-03-23 21:37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전북 전주 전라북도의회 청사에서 열린 전북비전 기자회견에 앞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광주시의회에서 세월호 리본을 단 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위쪽 사진부터). 김지훈 기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을 나흘 앞두고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호남 공략에 사활을 걸었다.

문 전 대표는 23일 전북도의회에서 ‘전북 공약’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 홀대론’을 의식한 듯 “호남에서도 소외받은 전북의 이중 상실감과 아픔을 제가 풀어가겠다”며 “인사차별을 바로잡아 전북의 인재가 나라와 지역을 위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북 숙원사업인 새만금 사업 조기 완공을 위한 청와대 전담부서 신설과 군산조선소 정상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유치 등을 공약했다.

이 시장도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겠다며 호남 공약 경쟁에 합류했다. 또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국내 컨소시엄에도 공정한 인수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지사는 광주 지역 개인택시조합 회장단,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등 지역 직능단체와 만난 뒤 지지자 1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해 세 대결에 나섰다.

세 후보 캠프 모두 문 전 대표의 ‘호남 1위’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의 조직력을 1차 경선에서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예상 득표율과 2위 전망은 캠프별로 엇갈렸다.

문 전 대표 측은 호남 경선에서 최소 50%, 최대 65%의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4·13총선 이후 착실히 바닥 조직을 다졌다는 자신감에서다. 또 지난해 추석 이후 매주 호남을 방문한 문 전 대표 부인 김정숙씨의 ‘호남 스킨십’이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상당히 누그러뜨렸다는 게 캠프 판단이다. 문 전 대표 핵심 관계자는 “호남권 ARS 투표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수치를 언급하는 것은 경솔한 일”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안 지사 측과 이 시장 측은 문 전 대표 측의 최근 말실수가 ‘문재인 대세론’ 붕괴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지사 측은 “‘전두환 표창장’ ‘부산 대통령’ 발언이 호남 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한 자릿수 득표율 차로 2위에 오르면 충청에서 ‘안희정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안희정캠프’ 전략기획실장인 박용진 의원은 광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세론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훈식 공동대변인도 기자간담회에서 “‘전두환 표창장’ 발언은 캠프 간 싸움이 아니라 문재인 캠프 대 호남 민심의 싸움”이라고 했다.

이 시장 측도 2위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 측의 말실수와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이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는 논리다. 이 시장 측 핵심 관계자는 “호남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40%, 이 시장이 35%, 안 지사가 25% 정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시장도 광주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돼봐야 우리 삶이 별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때리기’ 기조를 이어갔다.

글=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