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보다 뜨거운 지구촌 사랑 나눔 2題] 월드비전교회│ 불타버린 학교… 번듯한 새 건물

입력 2017-03-24 00:00
2015년 5월 화재로 기숙사가 전소되는 참사를 당한 태국 치앙라이의 ‘피타키앗 위타야 학교’에 서울 관악구 월드비전교회가 새로 건축해준 교사 전경. 아래는 지난달 24일 열린 새 교사 준공식에서 월드비전교회 김영철 목사와 교인들, 현지 군수와 교육청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월드비전교회 제공

태국 북부 치앙라이 위앙파파우 지구에 있는 ‘피타키앗 위타야 학교’ 기숙사에 지난해 5월 22일 새벽 큰불이 나 잠자던 학생 17명이 사망했다.

그로부터 3일 후인 25일 서울 관악구 봉천로 월드비전교회의 김영철 목사를 비롯한 선교부 관계자들이 태국의 선교지를 방문했다. 현지 선교사를 통해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가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단 소식을 듣고 직접 현장을 찾았다.

현장은 들었던 것보다 처참했다. 교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목숨을 잃은 학생과 남은 가족을 위해 기도했다. 편치 않은 심정으로 현장을 떠나 숙소로 가는 길에 한 교인이 김 목사에게 새 학교를 지어주고 싶다며 건축헌금 의사를 밝혔다. 익명으로 헌금하길 원했던 교인의 뜻에 따라 김 목사는 귀국 후 당회를 열고 ‘피타키앗 위타야 학교’에 새로운 교사(校舍)를 건립하기로 했다. 이 일을 ‘2017년 교회 창립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진행하자는 결의도 함께했다.

건축은 빠르게 진행됐다. 교회는 당초 교실 네 개가 있는 건물 한 동을 짓기로 했으나 한 동을 더 지어 모두 여섯 개의 새 교실을 선물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준공식에는 치앙라이 군수와 교육청 관계자까지 참석할 정도로 현지의 관심이 컸다.

월드비전교회는 창립 50주년의 기쁨을 지역주민들과도 나누기로 했다. 교회 청년들은 ‘신림동 나눔과 봉사’(신나봉)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이나 동네 청소 등에 참여하기로 했다. 교인들이 관악구 소재 30곳의 사회복지시설을 동시에 방문하는 ‘사랑의 발대식’도 계획하고 있다. 여름엔 교회와 가까이 있는 소방서와 파출소, 2호선 신림역 등을 방문해 수박파티도 할 예정이다. 교회가 오랫동안 해오던 삼계탕 나누기 행사도 준비 중이다.

김 목사는 교회 창립을 기념하는 사업으로 국내외에서 의미 있는 사업들을 진행하게 된 것이 큰 보람이라고 했다.

그는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선교지에 학교를 세워 그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이 교육받도록 한 것은 교회에도 큰 기쁨과 감동, 선물이 됐다”면서 “선뜻 헌금을 해준 교인에게도 고맙고 교회 공동체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 한 해 지역사회와도 기쁨과 감사를 나누면서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꼭 필요한 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