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응급처치’ 英외무차관 영웅으로

입력 2017-03-23 18:31 수정 2017-03-24 19:14

영국 런던 테러 현장에서 부상한 경찰관을 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 토비어스 엘우드(51·사진) 외무차관이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22일(현지시간) BBC방송이 보도했다.

사건 당시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주변을 지나던 그는 테러 용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쓰러진 경찰관 키스 팔머(48)에게 한달음에 달려갔다. 경찰의 대피 지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보수당 소속 하원의원이자 전직 군인인 엘우드는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쉴 새 없이 실시했다. 이내 그의 손과 얼굴이 피로 얼룩졌다. 팔머는 끝내 숨졌지만 인명구조에 혼신의 힘을 쏟은 엘우드의 모습은 슬픔에 잠긴 영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행동하는 정치인의 용기에 정파를 초월한 찬사가 쏟아졌다. 보수당 소속 벤 하울렛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엘우드는 진정한 영웅”이라고 썼다. 자유민주당의 팀 패런 대표는 “엘우드는 순수하고 영웅적인 행동으로 하원의 명예를 드높였다. 자신의 직무를 넘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이번 사건으로 엘우드의 개인사도 재조명됐다. 그의 동생 존은 2002년 5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발리 나이트클럽 테러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엘우드는 현지에서 직접 시신을 수습했다.

엘우드는 1991∼96년 북아일랜드, 키프로스, 쿠웨이트에서 정찰장교로 복무했다. 2005년 총선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현재 외무부에서 중동·아프리카 지역을 맡아 대테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