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호텔들이 장기 출장객과 젊은 여행객, 브런치족(族)을 잡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 서비스를 선보이는 비즈니스 호텔에 집중하고 있다. 6성급 고급 호텔과 실속형 비즈니스 호텔의 ‘투트랙’ 전략으로 고객을 잡겠다는 것이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는 서울 강남 중심지인 뱅뱅사거리에 10번째 호텔 ‘신라스테이 서초’를 다음달 1일 오픈한다고 23일 밝혔다. 호텔신라는 2013년 신라스테이 1호점을 연 이후 3년 만에 10호점을 열게 됐다.
비즈니스 호텔인 만큼 장기 출장 고객을 위한 전용 라운지와 다양한 크기의 회의 공간 등을 처음 선보인다. 특히 뱅뱅사거리 인근 지역이 비즈니스 중심지인 만큼 이들 수요를 잡기 위해 소규모 용도로 사용 가능한 미팅룸과 최대 70명까지 수용 가능한 연회장을 내세웠다. 또 장기 투숙 고객을 위한 별도 라운지를 조성해 셀프 세탁과 건조가 가능한 세탁실을 24시간 운영한다.
비즈니스 호텔은 최근 4∼5년간 서울시내에 2만개 이상의 객실을 공급할 정도로 호텔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의 경우 명품 쇼핑을 하더라도 숙박에는 크게 돈을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커가 몰리는 명동에 비즈니스 호텔이 집중됐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루브르호텔그룹의 ‘골든튤립호텔’, 메리어트의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등이 명동 인근에 문을 열었다. 롯데호텔은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 ‘롯데시티호텔’을 서울시내에는 명동과 마포, 구로 등에 선보였고 특히 명동에는 젊은 유커들을 공략하기 위한 ‘L7명동’도 열었다. 호텔신라 역시 신라스테이를 서울시내 역삼, 서대문, 마포, 광화문, 구로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국내 특급 호텔들은 글로벌 호텔 체인이 불을 댕긴 초고급 6성급 호텔 경쟁에 대응하면서도 개별 관광객, 실속형 비즈니스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비즈니스 호텔을 투트랙 전략으로 구사하고 있다. 특히 사드(THAAD)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유커가 급감하자 인근 비즈니스 수요와 브런치족을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신라스테이 서초 역시 모던하면서도 캐주얼한 콘셉트의 뷔페 레스토랑 ‘카페(Cafe)’를 114석 규모로 선보일 예정이다. ‘엄브(엄마들의 브런치)’족을 겨냥해 호텔을 찾도록 한다는 것이다.
최근 점심을 이용해 호텔 브런치를 즐기는 젊은 주부들이 늘고 있어 소규모 모임과 점심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가격도 특급 호텔보다 문턱을 낮춰 성인 1인 기준 1만9800원(주중)으로 운영한다. 또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는 ‘라운지 바’로 운영해 호텔 분위기를 느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저녁 모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여기에 국립국악원, 키덜트 뮤지엄 등 도심 내 관광 자원과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상품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특급호텔 ‘최고급·실속형’ 동시 공략
입력 2017-03-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