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시계가 5년이 아니라 10∼30년을 내다볼 수 있어야 기업도 그에 맞게 사업 계획을 짤 수 있다. 미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 정부의 좋은 정책은 일관성 차원에서 계속 유지·발전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경제계가 대선을 앞두고 5년마다 정책이 바뀌는 이른바 ‘새정부 신드롬’을 경계할 것을 정치권에 주문했다. 또 같은 일을 해도 비정규직이 차별대우를 받는 왜곡된 이중 고용 구조를 개선하고 복지를 확대하되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9대 대선 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을 23일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5개 정당에 전달한다고 22일 밝혔다. 대선 후보들이 국가경제 핵심 현안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미래에 대한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특정 이슈에 대해 찬반을 얘기하는 것도, 절박감에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떼쓰는 것도 아니다”면서 “장기적으로 선진국 진입을 위한 변화, 누구나 지적하지만 고쳐지지 않는 정책, 시장경제 원칙을 흔드는 일부 정책 등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 달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기득권의 벽과 자원 배분의 왜곡으로 인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금수저가 아니어도 노력하면 정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희망공식을 복원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상의는 “근로자 2명 중 1명은 사실상 비정규직이라 고용의 이중구조 해소가 시급하다”면서 “정규직이라 당연시되는 기득권을 낮추고, 비정규직이라 받는 불이익을 없애 양자간 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구체적으로 공정사회, 시장경제, 미래번영 등 3대 틀에 총 9개 과제를 제안했다. 경제계도 국가 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정부-정치권-경제계 간의 소통과 협업을 주문했다.
대한상의는 72개 전국 상의에서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특정 기업 편향성을 없애기 위해 보수·진보 학자 40여명에게 자문해 제안문을 작성했다.
글=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새정부 신드롬’ 안 된다… 대한상의, 각 당에 제언문 전달
입력 2017-03-22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