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국 동시 현장투표…“제대로 된 대통령 뽑으려고 경선부터 참여하고 싶었다”

입력 2017-03-22 18:00 수정 2017-03-23 00:06
한 시민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투표를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국 동시 현장투표’가 22일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실시됐다. 선거인단 신청자 중 현장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일반 국민과 권리당원이 대상이다. 선거관리위원회 관리 아래 실시된 현장투표의 잠정 투표자 수는 5만2886명이었다.

현장투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시·군·구에 설치된 250개 투표소에서 현장투표 신청자와 권리당원, 제주 대의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당 경선에서 전국 동시 현장투표가 실시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은 향후 2주간 4개 권역(호남, 충청, 영남, 수도권·강원)에 걸쳐 순회경선을 실시한다. 권역별로 치러질 ARS 투표와 대의원 현장투표에 이날 실시된 전국 동시 현장투표를 합산해 다음 달 3일 1차 결과를 발표한다.

오전 7시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마포구선거관리위원회 투표소는 이른 출근시간대임에도 30분 동안 2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개시 전부터 7명 정도가 투표소 앞에 줄을 섰다”고 전했다. 구로구 중구 등 다른 지역 투표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인터뷰에 응한 시민 중에는 경선 투표에 처음 참여했다는 이가 많았다. 홍성준(20)씨는 “이번이 첫 선거라 경선부터 참여하고 싶었다”고 했다. 출근길이라는 최희진(39)씨는 “당원도 아니고 경선 참여도 처음이다. 아무래도 민주당에서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높으니 잘 뽑아야 되지 않겠느냐”며 회사로 향했다. 경기도 동두천에 거주하는 김광진(82)씨는 투표를 위해 주소지인 서울 구로구 투표소를 찾았다고 했다.

낮 12시를 기점으로 구로구 투표소의 투표 행렬은 급격히 늘어났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소를 찾은 근처 직장인들이 쇄도했다. 선관위 사무실 바깥까지 10여명이 넘는 대기줄이 늘어섰다. 회사가 근처라는 장모(47·여)씨는 “대통령 잘못 뽑아서 나라가 이 모양 아니냐. 제대로 된 사람을 뽑기 위해 회사 동료와 같이 왔다”고 했다.

오후 6시 마감 이후 개표는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지역별 순회경선 시까지 이날 현장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 투표 결과를 담았다는 엑셀파일이 유포되면서 결과 유출 논란이 빚어졌다. 이재명 캠프 김병욱 대변인은 “현장 투표 결과 유출은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당 지도부는 즉각 진상을 조사하고 선관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며 재발방지 약속과 사과를 요구했다. 안희정 캠프 강훈식 대변인도 “진위 여부와 유불리를 떠나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당 지도부와 선관위의 입장을 23일 오전까지 명확히 밝혀 달라”고 했다. 당 선관위는 “금일 실시된 투표와 관련해 후보자별 득표수가 검증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인용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정건희 최승욱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