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컷] 달빛에 부서지는 매화의 아름다움

입력 2017-03-24 05:05
매화 둥치에서 뻗어나간 가지가 대나무처럼 곧다. 예부터 매화는 달빛 아래에서 봐야 한다는데, 이 그림을 보니 그 이유를 알 듯하다. 달빛에 하얗게 부서지는 매화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오죽헌시립박물관이 소장한 이 작품은 신사임당(1504∼1551)의 맏딸 이매창(1529∼1592)이 그린 ‘월매도(月梅圖)’다. ‘작은 사임당’으로 불린 이매창은 묵매(墨梅)와 화조(花鳥)에 능했다고 한다.

‘사임당의 뜰’은 신사임당 모녀가 그린 작품들을 문학적인 필치의 해설을 곁들여 소개하는 신간이다. 서문 격인 ‘뜰에 들어서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모녀가 화폭에 펼쳐 놓은 앞뜰과 뒷동산의 정경이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 …사임당 뜰에서 우리는 오감이 활짝 열리는 경험을 할 것이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