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혼인 건수가 42년 만에 가장 적었다. 비혼(非婚)과 만혼(晩婚)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통계청의 ‘2016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8만1600건으로 전년(30만2800건) 대비 7.0% 감소했다. 혼인 건수는 1974년(25만9604건) 이후 가장 적었고 20만명대로 내려간 것도 1977년(28만5910건) 이후 처음이었다. 혼인 건수 감소 폭은 2000년(7.9%) 이후 최대였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나타내는 조(組)혼인율은 5.5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결혼 기피 현상은 초혼 연령 상승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8세, 여자 30.1세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남자는 2003년(30.1세) 처음으로 30세를 넘은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여자 역시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30세를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남자 33.2세, 여자 31.0세로 초혼 연령이 가장 높았다. 초혼 부부 중 남자 연상 부부는 67.7%였고 여자 연상 부부와 동갑 부부 비율은 각각 16.3%, 15.9%였다.
혼인 건수 급감은 최악의 청년 실업난 등 결혼을 못하게 만드는 사회적 요인이 크다는 지적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20, 30대의 높은 실업률과 높은 집값으로 혼인으로 인해 생계를 꾸리는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주 결혼 연령층은 20대 후반∼30대 초반 인구가 1년 전에 비해 17만명, 2% 정도 감소한 영향도 있다. 꼭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회 인식의 변화도 혼인 절벽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혼인이 줄어들면서 이혼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이혼은 10만7300건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조이혼율도 2.1건으로 1997년(2.0건) 이후 최저였다. 황혼 이혼이 늘면서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 47.2세, 여자 43.6세로 1년 전보다 남녀 모두 0.3세 상승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혼인 절벽’ 현실화… 초혼 연령 역대 최고 기록
입력 2017-03-22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