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전 사장, 재연임 사실상 확정…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구축 늦으면 구글에 뺏겨”

입력 2017-03-22 20:01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21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빅데이터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전 제공

조환익(67) 한국전력 사장의 재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한전은 21일 전남 나주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사장의 연임 안건을 의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한전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조 사장을 사장 단독 후보로 추천하면 산업부 제청을 거쳐 대통령(권한대행)이 최종 임명하는데 이변이 없는 한 재연임 성공이 확실시된다.

2012년 12월 한전 사장에 취임한 조 사장은 첫 임기 3년에 이어 연임·재연임 임기 1년씩 합해 5년간 한전을 이끄는 ‘최장수 사장’ 기록을 세우게 됐다. 조 사장 연임과 함께 한전은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조 사장은 21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을 빨리 구축하지 않으면 구글에 뺏길 것”이라며 “한전이 보유하고 있는 3540억건의 빅데이터를 통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이 강조한 빅데이터는 철탑이나 전주, 발전사 등을 통해 확보한 것들이다. 최근 만난 제너럴일렉트릭(GE) 관계자들도 한전의 빅데이터에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조 사장이 새로운 시장으로 눈길을 돌린 데는 최근 전력산업 환경과 무관치 않다. 조 사장은 “원전 축소로 전기 생산비는 높아졌는데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전력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력회사들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최근엔 KT 등 신규 업체까지 전력 공급에 뛰어들었다. 조 사장은 “시장 참여자가 늘어 경쟁이 심화될수록 세계 각국의 전력회사처럼 한전도 분사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더 이상 전기를 팔아서 먹고사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이에 한전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로운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 사장은 “인공지능(AI), 드론 등 신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변전소, 발전소 신재생 에너지 투자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영국 원자력발전 컨소시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공식화했다. 조 사장은 최근 제기됐던 일본 업체 도시바 인수 가능성에 대해 “지분 인수는 절대 아니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영국 원전 컨소시엄인 누젠 인수에는 부채·자본 등 매각 관련 구조가 정해지면 가장 빨리 뛰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바는 최근 미국 원자력발전 부문의 적자로 경영 위기에 빠졌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