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같은 시집이 도착했다. “봄이 옵니다. 얼었던 시냇물이 흐르면서 말합니다. 온갖 꽃들이 피어나면서 말합니다. 괜찮아 다 사느라고 그랬는걸! 우리도 그렇게 한 문장의 봄 편지를 보내줍시다.” 김연수 시인이 쓴 머릿말이다. ‘괜찮아, 괜찮아/다 사느라고 그랬는걸/그것이 인생이잖아/저마다의 삶의 자리에서/제몫의 세상살이/살아내느라 그랬는걸.’
표제작의 한 연이다. 인생의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으려는 이의 어깨를 따뜻하게 다독이는 시다. 섭섭함과 아쉬움을 훌훌 털어준다. ‘나는 너에게/너는 나에게/눈부신 축복/희망 가득 담긴/노래 바구니//어느날/그분을 만나고 보니/네가 보이네/내가 보이네.’ 시 ‘너는 눈부신 축복’의 일부다. 위로와 축복이 가득한 시집이다. 수녀였다가 목사의 아내가 된 저자는 영성 지도자로 살고 있다.
강주화 기자
[이달의 시집] ‘그분을 만나고 보니 네가 보이네’ 어깨를 다독이는 햇살 같은 편지
입력 2017-03-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