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스피드 배구’를 앞세워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2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25-23 25-22 25-18)으로 완승을 거뒀다. 1, 2차전을 모두 셧아웃 승리로 장식한 현대캐피탈은 오는 2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한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경기 전 “우리 선수 모두가 미쳐야 오늘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한국전력 선수들은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조직력으로 똘똘 뭉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모두 미쳤다. 현대캐피탈의 키플레이어 송준호와 박주형은 훨훨 날며 각각 13득점과 11득점을 올렸다. 또 안정된 리시브로 팀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토종 거포’ 문성민은 14득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도 외국인 선수(대니·4득점)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선수만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현대캐피탈의 장기인 속공은 1세트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현대캐피탈인 9-10으로 뒤져 있던 1세트 중반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다. 현대캐피탈 최민호가 속공으로 동점을 만든 뒤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전력 선수들이 흔들렸다. 기가 꺾인 한국전력은 2세트에서도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했다.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의 현대캐피탈에게 3세트는 개인기를 뽐내는 ‘쇼 타임’ 같았다.
한국전력은 1차전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 선수 바로티가 2차전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10득점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나와라”
입력 2017-03-21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