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3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여론조사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40·사진)이 극우 돌풍 주역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을 밀어내고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 15일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프랑스 대선에서도 극우 정당의 승패에 관심이 쏠린다.
현지 언론 르피가로는 20일(현지시간) BFMTV와 엘익스프레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의 지지율이 25.5%를 기록해 르펜(25.0%)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르펜의 지지율은 이전 조사에 비해 1% 포인트 하락했다. 1차 투표 여론조사에서 르펜이 1위 자리를 내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1야당인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62)은 지지율 17.5%로 3위를 차지했다. 1, 2위 후보가 겨루는 결선투표(5월 7일) 여론조사에서도 마크롱의 지지율은 63%로 르펜(37%)을 크게 이길 것으로 예측됐다. 따라서 현재로선 1차 투표에서 마크롱과 르펜이 1, 2위를 차지하고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이 승리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날 오후 9시부터 3시간30여분간 열린 TV토론에선 마크롱과 르펜, 피용과 좌파당 장뤼크 멜랑숑(66),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50)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르펜은 반(反)이민, 반유럽연합(EU) 기조를 강조하며 “메르켈의 부총리가 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마크롱은 경제장관 경험을 내세우며 “수십 년간 문제를 풀지 못한 기성 정당은 내일의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무슬림 여성의 전신 수영복인 부르키니 착용 문제를 놓고 두 후보 간 설전도 뜨거웠다. 르펜은 “이슬람 극단주의가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라며 “불법과 합법 이민을 모두 제한하고 1년에 이민자를 1만명씩만 받아야 한다”는 급진적 대안을 내놨다. 마크롱은 친러시아 행보를 보인 르펜을 향해 “프랑스를 분열시키지 말라”며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결탁하지 않는다. 유럽 안에서 강한 프랑스를 구현하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마크롱, 르펜 제쳤다… 佛 대선 여론조사 첫 1위
입력 2017-03-21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