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윤 만난 안희정 “韓·美 사드 합의 존중”

입력 2017-03-21 18:04 수정 2017-03-21 21:26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왼쪽 두 번째)가 21일 오전 서울시내 모처에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오른쪽 두 번째)와 면담하고 있다. 이 자리엔 김흥규 아주대 교수와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함께했다. 안 지사 측 제공

안희정 충남지사가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지프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21일 전격 회동했다.

안 지사와 윤 특별대표는 오전 서울시내 모처에서 1시간가량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북한 핵·미사일 도발 위협 등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을 두루 논의했다.

안 지사는 이 자리에서 한·미 간 사드 배치 합의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윤 대표는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안 지사는 또 사드 문제는 안정적인 한·미동맹 속에서 풀어야 하고, 한·미동맹이 역내 안정과 평화에 공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캠프 관계자는 “다만 안 지사는 회동에서 중국을 적대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에서는 중국 전문가 김흥규 아주대 교수가, 윤 특별대표 측에서는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가 동석했다. 윤 특별대표는 이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도 조찬 회동했다. 오후엔 외교부 청사에서 안총기 외교부 2차관을 만나 중국의 사드 보복 등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미 행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대북 정책, 사드 배치 등에 대한 입장을 사전에 파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17∼20일 중국 베이징 방문 직후 방한한 윤 특별대표 측이 직접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특별대표는 22일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교자문인 조병제 전 주말레이시아 대사(문 전 대표 외교자문그룹 ‘국민아그레망’ 간사)와 서훈 전 국가정보원 3차장(문 전 대표 싱크탱크 ‘국민성장’ 외교안보분과위원장)도 만날 예정이다. 조 전 대사와 윤 특별대표는 말레이시아에서 각국 대사로 만나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예비후보인 점을 고려해 회동에 참석하지 않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광주에서 당원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회동에 대해) 연락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 특별대표는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만난 뒤 23일 출국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