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색 코트·바지… 박 전 대통령 ‘전투복’ 입고 출두

입력 2017-03-21 18:39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짙은 남색 코트 차림으로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1월 국립서울현충원의 선친 묘소를 참배하는 박 전 대통령 모습. 사진공동취재단,청와대 제공

피의자 신분으로 21일 검찰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짙은 남색 코트에 바지를 입었다. 지난 12일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가던 날과 같은 차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해외 순방, 정상회담, 신년 기자간담회 등 공식석상에서 여러 번 이 코트를 걸쳤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생중계로 지켜본 측근 인사들은 “눈에 익은 옷”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였던 지난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국립현충원을 찾아 양친 묘소를 참배했을 때도 이 코트를 입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신년간담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치권에서 하야 요구가 거셌던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공식 환영식에도 남색 코트가 등장했다. 2015년 11월 박 전 대통령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참석차 프랑스로 출국할 때도 입었던 옷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이 공식 일정에 매번 같은 복장으로 나타나는 건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그는 해외 순방과 같은 주요 행사 때마다 강렬한 옷차림을 선보였다. 4대 구조개혁 등 경제 활성화 의지를 강조할 때는 박 전 대통령 스스로 ‘투자활성화복’이라고 이름 붙인 빨간색 재킷을 즐겨 입었다. 지난 1월 신년기자간담회에선 남색 코트 안에 흰색 상하의를 입었다. 때문에 구여권에선 “최순실 등 곁에서 챙겨줄 측근이 부재한 상황 때문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겨울에 외부 일정이 있을 때마다 늘 입던 외투”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1998년부터 박 대통령의 옷값 등 의상 관련 비용을 최순실이 처리했고, 취임 이후에도 옷값 및 의상실 임대료 등을 최순실이 대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