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성북로 덕수교회(김만준 목사)는 도심에 있지만 전원교회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북악산 자락에 위치한 교회이다 보니 기도원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 고즈넉한 겉모습만으로도 ‘명물’이지만 이 교회의 진짜 볼거리는 따로 있다.
교회 뒤쪽의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가면 아담한 한옥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일관정’(一觀亭)이다. 이 집의 정식 명칭은 ‘성북동 이종석 별장’(서울특별시 민속자료 제10호)으로 1900년대 초반 집을 지었던 이종석의 이름을 땄다. 그는 장사로 큰돈을 번 상인으로 이곳에 별장을 짓고 여름철에 주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덕수교회는 별장 명칭 대신에 이 집 누마루에 붙어있던 ‘일관정’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왔다.
1986년 이 집을 매입한 덕수교회는 17년 동안 손인웅 원로목사의 사택으로 사용하다 2003년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거쳐 이듬해 추수감사주일에 재개관했다. 보수공사를 통해 일관정은 화재로부터 집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화방벽과 조선시대 고급주택에 사용된 겹처마 양식, 일반적인 한옥보다 넓게 만들어졌던 누마루 등을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현재 일관정은 영성훈련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소그룹 성경공부와 남·여 선교회의 신앙사경회, 구역지도자 훈련 등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주일에는 ‘덕수신학강좌’도 열린다.
교회학교의 여름성경학교 때는 학생들에게 한옥체험의 기회도 제공한다. 교회가 운영하는 덕수유치원 원생들은 이곳에서 다도(茶道)를 배운다. 무엇보다 일관정은 결혼식 때 큰 사랑을 받는다. 김만준 목사는 “교회에서 결혼식이 열리면 일관정이 폐백실로 사용되는데 이날 모이는 가족들은 분위기가 좋다고 한목소리로 칭찬한다”고 귀띔했다.
덕수교회는 일반인들에게도 일관정을 적극 소개할 예정이다. 김 목사는 “성북구청과 연계해 문화재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일관정 내부를 제외한 마당과 외부공간은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톡톡! 우리교회-서울 덕수교회의 ‘일관정’] 교회 뒤편 아담한 한옥… 영성훈련원으로 사용
입력 2017-03-22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