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자수익으로 평균 연봉 8200만원 주는 은행들

입력 2017-03-21 17:33
지난해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원들의 평균 연봉이 8240만원에 달했다. 본부장급 이상 4대 은행 임원의 평균 연봉은 4억1000여만원에 이른다. 은행들이 장사를 잘 해서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생산성에 비례해 임금이 올라가는 것은 자본주의의 당연한 시장원리다.

그러나 은행원들의 연봉 통계를 접하면서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국내 은행들이 그 정도 연봉을 받을 만큼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23조원의 순이익을 거둔 삼성전자의 2015년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00만원, 6조원 순익을 낸 현대자동차의 1인당 평균 연봉은 97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은행들도 좋은 실적을 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9403억원으로 전년보다 30.2% 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1조3872억원, 1조261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국민은행은 9643억원으로 전년보다 1.29% 줄었다. 문제는 수익의 대부분이 서민들이 낸 이자수익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자이익이 4조50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1% 늘었다.

가계부채가 1344조원을 넘어 가구당 부채가 7000만원에 달한다. 가계소득은 줄어드는데 빚 부담은 늘면서 서민들은 허리띠를 꽉 졸라매고 있다. 그런데 은행들은 ‘이자놀이’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으니 허탈감이 드는 것이다.

금융환경 변화와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예대마진에만 의존해선 살아남기 힘들다.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들과 경쟁하려면 국내 은행들도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일본은 해외 대출을 40%로 늘리는 등 수익을 다각화해 경영 기반을 다졌다. 국내 은행들도 선진 금융기법을 배우고 수익 기반을 다양화해야 한다. 수익성 향상을 위해 과도한 인건비를 낮추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성과연봉제 도입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