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2016년 올해의 감독상 시상식… 분데스리가 최연소 29세 나겔스만 영예

입력 2017-03-22 00:05
율리안 나겔스만 호펜하임 감독이 독일축구협회(DFB)의 ‘2016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호펜하임 페이스북

독일 분데스리가의 현역 최연소 사령탑인 율리안 나겔스만(호펜하임) 감독이 2016년 올해의 독일 감독상을 수상했다.

독일축구협회(DFB)는 21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그라벤브러치에서 열린 2016 올해의 감독상 시상식에서 나겔스만 감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1987년 7월생인 나겔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호펜하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팀을 리그 상위권에 올려놨다. 어린 나이에도 리더십을 앞세워 선수단을 효율적으로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겔스만 감독은 “신인 감독으로서 큰 상을 받아 영광스럽다.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나겔스만 감독은 현역시절 무명선수였다. 190㎝의 장신인 그는 2006-2007시즌 2군팀인 TSV 1860 뮌헨에서 중앙 수비수로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게다가 21살이었던 2008년에는 아우크스부르크 2군으로 팀을 옮겼지만 고질적인 무릎부상 때문에 은퇴했다.

나겔스만 감독은 짧았던 선수생활을 뒤로한 채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뮌헨과 호펜하임에서 17세 이하 유스팀 감독을 맡았고, 스카우터 비디오분석관 수석코치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2013년부터는 호펜하임의 19세 이하 유스팀을 지도했다.

지난해 2월 그가 호펜하임 성인팀 감독으로 정식 데뷔하자 분데스리가는 술렁였다. 나이 어린 유스팀 지도자에 대한 불신과 조롱이 쏟아져 나왔다.

독일 현지 언론들은 “축구팬들의 관심과 홍보를 노린 감독 선임이다” “나겔스만 감독 선임은 경영진의 최대 실수”라며 비판했다.

나겔스만 감독은 이를 의식하지 않고 팀 운영에만 집중했다. 어린 선수들과 소통하며 힘을 북돋워줬다. 유스팀 감독 시절 자신이 눈여겨봤던 어린 선수들을 적극 기용해 패기와 활력이 넘치는 팀을 만들었다. 팀컬러와 어울리지 않는 선수는 기용하지 않는 강력한 리더십도 발휘했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를 겪었던 호펜하임은 나겔스만의 부임 이후 15위로 1부 리그에 잔류했다. 올 시즌에는 11승12무2패(승점 45)로 리그 4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호펜하임의 상승세 덕분에 나겔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독일 언론들은 이제 나겔스만 감독을 ‘베이비 무리뉴’라고 부른다. 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장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의 전철을 밟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나겔스만 감독처럼 23세의 어린 나이에 은퇴한 뒤 지도자로 성공을 거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