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매직’ 이번 주인공은 허용준?

입력 2017-03-22 00:02
중국 공안들이 21일 중국 창사 캠핀스키 호텔 정문 앞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용하는 버스 주변을 에워싼 채 철통 경비를 하고 있다. 최근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되면서 만약의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슈틸리케 매직’이 이번에도 통할까. 지금까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콕 찍어 깜짝 발탁한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대표적으로 이정협(26·부산 아이파크)과 김승대(26·옌볜 푸더), 이종호(25·울산 현대) 등은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번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선수는 A매치 데뷔를 앞둔 허용준(24·전남 드래곤즈)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중국 창사 허룽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을 치른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중국 원정에 나선 허용준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허용준은 무명에 가까운 공격수다. 지난해 전남에서 프로에 데뷔해 28경기에 나서 4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부터 허용준을 예의주시한 슈틸리케 감독은 과감하게 국가대표로 뽑았다. 허용준은 측면을 비롯해 최전방, 중원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빠른 측면 돌파와 정확한 슈팅이 장점인 허용준은 슈틸리케 감독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선수다. 허용준은 U-20 대표팀에서 이번 명단에 뽑힌 황희찬, 김동준과 함께 활약한 바 있다.

전남 관계자는 21일 허용준에 대해 “볼을 예쁘게 차는 선수”라며 “인성이 좋고, 성격도 밝아 팀의 노상래 감독으로부터 큰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노상래 전남 감독은 “허용준은 지난 시즌 초반 프로 세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팀플레이나 몸싸움에 서툴렀다”며 “하지만 1년 동안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며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직 경험이 적어 이번 중국전에 선발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후반 조커로 나선다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용준은 지난 1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를 치른 뒤 이튿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출국 전 “좋은 기회인만큼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겠다”며 “나는 긴장하는 선수가 아니라서 부담감도 없다. 마음껏 즐기고 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허용준은 19일 경남 FC와의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경기를 치른 이정협(26·부산 아이파크)과 함께 출국했다. 이정협은 경남전에서 골을 넣어 3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2년 전 이정협 역시 무명이었다. 그는 2015년 1월 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해 데뷔골을 터뜨리며 ‘황태자’로 떠올랐다. 이정협의 성공 스토리는 허용준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한편 한국 대표팀은 이날 허난시민경기장에서 첫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장엔 다수의 중국 공안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최근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이런 분위기로 인해 이번 한국전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또 최종예선 전적 2무3패인 중국이 한국에게도 패할 경우 탈락이 사실상 확정돼 한국전에서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